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8. 1. 22. 20:59

 

사구 숲/

 

 

최규학

 

 

모래 언덕에도

숲이 생긴다

백년에 한 번 비가오고

아침에 한 번 이슬 한 방울 맺힌 것이

생명수 되어

풀 씨 하나 틔었다 말라 죽으면 또 틔고

나무 뿌리 하나 생겼다 말라 죽으면 또 생겨나

기어이 풀 한포기 살아 남고 나무 한그루 살아 남아

결국 푸른 숲을 이룬다

너와 나의 황량한 가슴에도

말 한 마디 미소 한 모금

생명수 되어

결국

사랑의 숲 생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