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나뭇잎/ 최규학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7. 11. 9. 12:54
나뭇잎 /
최규학
나뭇잎은 새이다
날아가지 못하는 새이다
나뭇가지에 다리가 묶여서
날개를 끝없이 퍼덕이지만
날아가지 못한다
푸드덕 푸드덕
날아가는 소리만
낼 뿐
늘 그자리에 매달려있다
아무리 용맹스러워도
푸른 새는 날지 못한다
햇빛에 데이고
비바람에 찢기고
벌레에 시달리는
인고의 시간 견뎌야
끝없는 날개짓으로 주어진 날을 채워야
나뭇잎은
비로소
붉은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