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금강을 바라보며 /최규학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7. 8. 26. 18:01

금강을 바라보다가

 

/최규학

 

 

강이 아름다워 강에 들어가 보려고

하였습니다

어릴적 미역 감던 추억이 떠올라

훌훌 벗어던지고

저 넓은 품에 안겨보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강은 옛날처럼 반기지

아니 하였습니다

 

끊겨지고 막혀지고 쌓여서

이제는 더 이상 강이 아니라 했습니다

그러나 내게는

곰이 물놀이 하고

백마가 갈기를 세우던

지는 꽃잎 조차 행복해 하던

그 모습 그대로의 친구같은 나의 강입니다

 

곱고도 도도했던

그모습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모습은 변함없지만

들어갈 수 없는 강이 되었습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이 강에서 놀며 꿈을 키우고

어른이 되어 돌아왔을 때에도

강이 살아있어

강에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강이 암만 아름다워도

들어갈 수 없으면

더 이상

강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