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7. 4. 18. 02:54

단풍

 

                     최 규 학

 

 

푸르게 태어나

푸르게 살았는데

갈 때는 다른 모습

 

바늘에 찔려 옷감 붉게 물들이는

엄마손 방울피처럼 붉은 단풍

아버지의 때 묻은 바지처럼 바랜

갈색 단풍

어느 장례식장에 놓인 국화처럼 노란 단풍

 

너와 나도

단풍 같아서

갈 때는 다른 색깔일까

 

색깔은 달라도

마음은 같겠지

 

사랑을 주고

기쁨을 주고

때론 아픔을 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