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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397

1월의 강 1월의 강 최규학 황새 한 마리 날아갔을 뿐인데 저승처럼 황량한 1월의 강 죽은 자의 호흡처럼 차가운 바람만 말을 달린다 동태처럼 언 몸 위에 눈이 쌓이면 1월의 강은 시체처럼 빳빳하여 맥박이 1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몸은 얼어도 가슴속에 뜨거운 피가 흐른다는 것을 어머니처럼 자신의 껍데기를 얼려서 품은 생명을 살린다는 것을 ♤♤♤어느 애독자의 평♤♤♤ 삶은 챠트상의 기록이 아니다. 삶을 주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 어머니이다. 정확히는 어머니에 관한 내러티브이다. 은퇴자들은 죄의식과 벌과 같은 양심의 문제에 곤경에 처하는 수가 있다. 1월의 강은 사실 진지하고 중요한 내러티브이다. 왜냐하면, 벌과 절망에 처해서 기쁨과 밝음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성실과 참된 삶이 아닌 죄와 벌이라는 곤경에 .. 2022. 1. 9.
낙엽을 밟으면 낙엽을 밟으면 최규학 낙엽을 밟으면 심장이 뜀박질을 한다 꽃잎을 밟을 때보다 더 빨리 달음박질을 한다 낙엽을 밟으면 심장이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꽃잎을 밟을 때보다 더 서럽게 흐느낀다 낙엽을 밟으면 심장이 까무러친다 꽃잎을 밟을 때보다 더 바싹 오그라든다 낙엽을 밟으면 심장에 생채기가 생긴다 꽃잎을 밟을 때보다 더 갈기갈기 찢어진다 낙엽을 밟으면 어머니의 심장이 보인다 한평생 벌겋게 쏟아졌으리라 누렇게 퇴색되어 구멍이 숭숭 뚫렸으리라 밟히고, 밟히고 또 밟혔으리라 2021. 11. 23.
낙엽 낙엽 비 최규학 낙엽 비 쏟아질 때 누구 맘 젤 슬픈가 나무는 피를 쏟고 철새는 곡을 하네 비 맞고 젖지 않는 자 그가 제일 슬프리 2021. 11. 8.
무량사 무량사 최규학 무량사 가는 길에 석장승 자비롭고 매월당 승탑 옆에 매화 대신 소나무라 영산전 부처님 모습 삼세의 짝이라네 무량사 돌아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자비도 무량이요 희사도 무량이라 마음에 무량등 밝혀 꺼질 날이 없으리 무량사 고래등이 만수에 출렁이니 고목을 삿대 삼아 노 저어 가는구나 극락에 가는 뱃길에 산새 소리 파랗다 2021.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