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의 아름다운詩語(시어) -
<꽃을 보듯 너를 본다>중에서
○좋다
좋아요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끝끝내
너의 숨소리 듣고 네 옆에
내가 있음이 그냥 행복이다
이 세상 네가 살아있음이
나의 살아있음이고 존재이유다.
○황홀극치
새우는 것 꽃피는 것 황홀이고
강물이 꼬리를 흔들며 바다에
이르는 것 황홀이다
바다 울렁임,일파만파,그곳의
노을,빠져 죽어버리고 싶은 충동
이 황홀이다
아니다.내 앞에
웃고 있는 네가 황홀,황홀의
극치다.
○꽃그늘
아이한테 물었다
이담에 나 죽으면
찾아와 울어줄 거지?
대답 대신 아이는
눈물 고인 두 눈을 보여주었다.
○꽃.1
다시 한 번만 사랑하고
다시 한 번만 죄를 짓고
다시 한 번만 용서를 받다
그래서 봄이다.
○이 가을에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슬퍼할 일을 마땅히 슬퍼하고
괴로워야할 일을 마땅히 괴로워
하는 사람
남의 앞에 섰을 때
교만하지 않고
남의 뒤에 섰을 때
비굴하지 않은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미워할 것을 마땅히 미워하고
사랑할 것을 마땅히 사랑하는
그저 보통의 사람.
○묘비명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
2019.8.18.虛潭 조성열 정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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