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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본동이야기]/송파그림이 바뀐다

'하루 유동인구 5만` 제2롯데월드 위력은 …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09. 1. 9.

수요증가 · 연쇄개발 등 호재 … 집값 상승 기대감
교통난 · 조망권 침해 등은 악재 … 장기적으론 '미지수'


서울 송파구 신천동 제2롯데월드가 이르면 상반기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주택 · 상가 등 부동산에 대한 수요 증가와 지역개발 촉진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는 '호재'로 평가되지만,상대적으로 초고층 건물 탄생으로 인한 교통악화 ·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 · 환경오염 등은 고스란히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과 현지 주민들은 단기적으로는 호가 상승이 예상되지만,장기적으로는 예측이 어렵다는 회의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수요 증가 기대…호가 상승

8일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 신천동 일대 아파트값은 정부의 제2롯데월드 허용 방침 발표 전후로 하락세가 둔화되고,일부 단지는 호가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신천동 파크리오,장미,미성 등은 지난 1주일 동안 호가가 4000만~5000만원 상승했다. 잠실동 주공5단지도 같은 기간 주택형별로 호가가 5000만~1억원 올랐다.

인근 우선공인 관계자는 "최근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가 많아 전체적으로 하락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매수세는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호가 상승은 최근 강남권 투기지역 해제 예고와 제2롯데월드 건립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앞으로 준공되면 세계 10위권에 들어갈 '랜드마크' 빌딩이 되면서 관광객과 경제인구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서다.

제2롯데월드는 지상 112층(높이 555m)으로 계획돼 있어 2014년 완공되면 서울 최고,국내에서는 2013년 완공 예정으로 공사 중인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천타워(151층 · 587m)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이 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100층 이상 빌딩에는 주변지역에서 이동인구가 하루 5만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은 또 이 일대를 찾는 관광객이 현재보다 20~30%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연간 롯데월드에 방문하는 관광객이 현재 500만명(외국인 150만명)에서 650만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인근 상권이 활성화되고 거주 및 임대수요를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제2롯데월드는 송파구 일대 개발도 촉진시킬 전망이다. 이미 서울시는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5호선 몽촌토성역까지 이어지는 올림픽로 일대 모텔촌을 없애고 업무용 빌딩을 대거 확충토록 하는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지난해 통과시켰다. 또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부지에 대규모 컨벤션센터를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제2롯데월드 개발은 이들 사업의 추진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통난 등 악재도 많아

그러나 악재로 평가하는 의견도 만만찮아 실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교통 문제가 첫손에 꼽힌다. 서울시,송파구 등에 따르면 잠실 제2롯데월드와 함께 위례신도시(2013년 완공),동남권유통단지(4월 준공),거여 · 마천뉴타운(2015년),문정동 법조단지(2015년) 등이 모두 완공되면 송파구 일대 교통량이 31%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완공으로 잠실사거리의 경우 출퇴근시간대 교통 속도가 시속 21~27㎞에서 21㎞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층 건축물이 들어섬에 따라 주변 아파트단지의 일조권이나 조망권 침해 등도 우려된다.

이승복 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주로 북쪽에 위치한 반경 700m 이내의 아파트 단지들이 일조권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며 "법적 보상기준인 2시간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피해 규모는 단지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제2롯데월드 개발은 잠실 · 신천동 일대 집값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실거래가 급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개발 과정에서 문제점이 불거지면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이호기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