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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물방울 하나//시인 임원재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1.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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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방울 하나

       

        글/임원재

       

      "소적헌(小滴軒)"

      작은 물방울이라

      옥호(屋號)를 새기며..... .

       

      톰방 똑 또르르

      물방울 하나

      연꽃에 앉아 이슬로 구르다가

      굽이굽이 돌아서

      여울로 내려와

      가재랑 놀고

      호젓한 산길에 못 타는 사슴

      갈증을 풀어주는

      졸 졸 졸 개울물로 흘러라

       

      해 맑은 여름날은

      하늘 떠돌다가

      해질 무렵 땅속으로 스며들어

      풀꽃을 피우고

      옹달샘에 모여앉아 숨 돌리는

      눈물만큼 고운 물방울 하나

       

      꽁꽁 얼어붙은 겨울

      용케 견뎌내고

      장마철 홍수에도 넘치지 않고

      숨죽여 소리 없이

      강물로 나와 배를 띄운다.

       

      내 이름은

      작은 물방울 하나

       

      뒤를 돌어보지 마라

      속절없이 흘러 머무는 곳

      바다! 황방한 하늘바다

      나 거기서 산산이 부서져

      영원한 바다가 되리라.

       

      =백강문학 2010년 11호에서=

       

 

[그의 시에 크게 밑받침되고 있는 것이 향토적 정서와 자연이다.
그의 자연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생활을 윤택케 한 자연이다.
그러므로 그의 자연은 때로는 기쁨과 슬픔도 많이 자아낸다.
이러한 자연은 먼 훗날 고향을 추억함으로 더욱 아름다운 것이 된다.]
-이성교 시인의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