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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지혜,달인]/생활종합운동[탁구]

골프도 자식도… 안될수록 때리지 말자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09. 8. 7.

골프도 자식도… 안될수록 때리지 말자
 골프와 자식의 닮은 점

31일자/골프3면/<골프스카이 베스트칼럼 

요즈음의 ‘묻지마’ 3가지는

자식이 어느 대학에 갔냐,

자식이 대학졸업하고 취직은 했냐,

자식이 어느 직장에 들어갔냐 라고 합니다. ‘묻지마 관광’에서는 나이, 사는 곳, 이름을 묻는 게 아니라더니 말입니다.

물론 요즘 세상에는 사는 동네나 아파트 평수, 아직도 직장에 다니는지, 어떤 회사인지, 직위가 어떤지, 출신하고, 가족관계 등등도 묻는 게 예의가 아니라고 하지요. 이혼한 사람, 자식이 백수인 사람, 사오정이 된 사람, 부도로 집 날리고 작은 집으로 이사 간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세상에 자칫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결혼한 자녀를 아직도 자기 아들이라고 착각하는 부모가 있다고 합니다. 며느리에게 빼앗긴 줄도 모르고요. 아들이 군에 가면 사촌이 되고, 결혼을 하고나면 남이 된다고도 이야기 합니다. 이제 모계 사회로 환원이 되어가나 봅니다.

효도는 5살까지라고 합니다. 평생 받을 효도는 여기까지라고 합니다.

미운 6살을 거쳐 학교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부터 허리가 휩니다. 사교육비에 시달려야 하고 대학졸업, 언어연수, 유학, 취업, 결혼까지 멀고 먼 고난입니다. 척척 장학금도 받아오고, 시험이란 시험은 늘 상위권을 유지해 주고, 과외 한 번 안 받고 대학 가주고, 졸업도 하기 전에 취업되고, 좋은 배우자 만나 쉽게 결혼하고, 순풍순풍 손자도 낳아주는 그런 자식이 있나요. 엄친아(엄마친구 아들)는 동화 속의 이야기랍니다.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야단을 많이 맞고 자랍니다. 여자아이보다 에너지가 넘치고 호기심이 많다보니 일을 많이 저지르게 되지요. 그리고 아버지가 어머니를 대하는 모습을 결혼을 하게 되면 닮아갑니다. 폭언, 과음, 노름, 늦은 귀가까지요. 좋은 점만 닮아간다면 오직 좋으랴만 아버지 흉을 보면서도 나쁜 것은 그대로 닮아간다는 것입니다.

 골프와 자식의 닮은 점이 10가지나 된다고 합니다.

 1.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끊을 수 없다.

 2. 언제나 똑바로 가기를 원한다.

 3. 끝까지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

 4. 간혹 부부 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5. 안 될수록 때리지 말고 띄워 주어야 한다.

 6. 잘못 때리면 딴 길로 빠져나가 비뚤어진다.

 7. 남들한테 자랑할 때 포장을 크게 한다.

 8. 같은 뱃속(가방)에서 나왔는데 키도, 성격도 모두 다르다.

 9. 비싼 과외를 해도 안 될 때가 있다.

 10. 18세나 18홀이 지나면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몇 해 전 겨울, 말레이시아에 갔을 때 만난 분의 이야기입니다. 그분은 중학생 아들에게 본격적으로 골프를 가르치기 위해 왔다고 했습니다. 한국에서 하던 가게를 아내에게 맡겨놓고 아예 1년간 현지에 거주하면서 매일 아들과 함께 라운드한다고 했습니다. 열의야 높이 살 만했지만, 아버지도 아들도 애처로워 보였습니다.

친구도 없고, 정규과정의 학교 교육도 무시하고 매일 36홀씩 라운드만 한다고 했습니다. 레슨프로에게 맡겨진 것도 아니고, 보기플레이 수준인 아버지에게 무엇을 배울 수가 있을지도 의문이었습니다. 이제 20대가 되었을 텐데 아직도 프로 선수 명단에 이름이 오르지 않은 것을 보면 성공하지 못했나 봅니다.

부모들에게 아들은 희망입니다. 자기가 못 이룬 꿈을 아들이 이루어 주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성공하여 부모에게 기쁨을 가져다 주는 사람은 10% 미만이라고 합니다.

반면 아버지와의 공감대를 넓혀보겠다며 아버지의 출신부대로 지원해 가는 아들도 있고, 아버지가 근무했던 회사에 취업하는 아들도 있습니다. 이런 자식을 둔 부모는 얼마나 행복할까요?

아버지의 직업을 뒤따르는 아들을 둔 부모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가장 어렵다는 자식에게 존경받는 사람이니까요. 의사, 법조인, 고시합격자, 교사, 목사, 군인, 경찰 등 대략 이러한 직업에서 아버지의 길을 따르는 자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세상은 변해가고 있습니다. 아들을 낳지 못하면 이혼당하거나, 첩을 얻어 아들을 낳아도 묵인하고 살던 세상이 아닙니다.

아들이 성장해가면 아버지는 점점 두려운 존재로 변해갑니다. 아버지보다 뛰어나지 못하면 부담스럽습니다. 아버지보다 좋은 대학 못 나오거나, 아버지보다 키가 작으면 평생 주눅이 들어 삽니다. 네 어머니 닮아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평생 듣고 살아야 합니다.

대학생 나이가 되어 아버지와 같이 골프장에 나가면 드라이버도 멀리 보내야하고, 스코어도 좋아야 합니다. 내기에서 아버지를 이겨야 어깨에 힘이 들어갑니다. 그렇지 못하면 또 한번 아버지에게 주눅이 들어 살아야 합니다. 동물들은 새끼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매정하게 떠나보냅니다. 미리 대결 구도를 예방하는 것인가요. 혈육이라는 정을 평생 맺고 사는 인간은 그럴 수가 없기에 아버지와 아들은 보이지 않는 평생 경쟁의 관계에 있나 봅니다.

 자식!

 너무 나무라지 말고, 가끔은 져주고 삽시다!